I. 소개
안녕하세요. 33회 시험에 합격한 오은비입니다. 2021년 1차 시험까지는 회사를 다니며 1년 공부했고, 2년차 합격을 목표로 퇴사 후 전업으로 1년 공부했습니다.
수험기간에 최종호평가사님 합격수기를 비롯해서 마음에 드는 합격수기를 참 많이 읽었습니다. 그러면서 고득점하는 답안지의 특징, 세 과목 모두 안정적으로 득점하는 노하우를 알기 위해 애썼던 것 같습니다. 결국 300분동안 쓴 3~4권의 답안지만으로 합불이 갈리기에, 주로 답안지 작성과 관련하여 적어보려 합니다. 이 글을 읽는 수험생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합격수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2차 시험 위주로 작성하겠습니다.)
33회 과목별 점수는 실무 65.5 / 이론 42 / 법규 52.5 입니다.
II. 과목별 특징 및 공부 Tip
1. 실무
(1) 실무 과목의 특징
실무는 우선 답을 숫자로 표현하는 만큼, 출제자가 유도하는 방법으로 일정부분 정확한 풀이를 해야 득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계산이 일부 틀리더라도 득점이 가능하다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숫자가 도출된 근거도 중요합니다. 표준지 선정 논리, 평가 목적상 숙지해야 하는 평가방식의 특징, 평가의 근거가 되는 법조항을 제대로 숙지하여 서술하는 것 역시 득점에 기여할 것입니다. 따라서 문제를 봤을 때 자료가 어떻게 주어졌는지 본 다음, 가능한 평가방식 중 주어진 자료에 맞는 로직을 선택하여 큰 오류없이 시간 내에 답안을 작성하는 것을 훈련해야 할 것입니다.
(2) 문제풀이 정형화 및 암기의 중요성
흔히 실무 문제풀이를 훈련하기 위해 반복적 풀이를 합니다. 하지만 반복적 풀이에는 굉장한 에너지와 시간소모가 필요합니다. (매일 아침 푼다고 하면 100분 X 5일 = 8시간 20분) 저는 랜드잇 기본강의를 들으면서, 자료를 훑어보고 어떤 평가방법을 쓸지 빠르게 리마인드한 후 암기된 근거들을 막힘없이 쓸 수 있다면 굳이 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예를 들어 보상 문제라면, 대상물건이 토지일 때 ①사업인정일이 주어졌는지 ②법 70조 3~5항에 해당되는 케이스인지 ③시군구, 시도 시점수정 자료 주어졌는지 ④시군구 격차율이 오히려 작지는 않은지... 이런 식으로 체크리스트를 머리속에서 쭉 만들어 놓고 자동으로 나오도록 했습니다.
답안지 작성 시에도 목차를 정형화하고 바로 바로 튀어나오도록 했습니다. 예를 들면 기업가치 평가 문제는 FCF산정 / 환원율 산정 / 기업가치 산정으로, 영업권은 영업가치 / 영업투하자본 / 영업권 산정으로 정형화하는 방법입니다.
문제를 여러번 풀기보다는 이 작업을 사전에 많이 하고, 문제푼 후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외워지지 않은 것들을 다시 외우며 공부했습니다. 표준지를 선택한 논리, 평가선례의 선택 논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모르고 틀린 부분들은 기본서나 별도로 만든 서브에 정리해놓고, 매주 모의고사 풀이 전에 읽었습니다. 이 부분은 이지혜평가사님의 합격수기 영상을 참고했습니다.
33회 1번에도 출제된 수목보상, 이주정착금 같은 암기유형의 경우, 모의고사 풀이 때 봤던 자료구성을 전체적으로 기억하면 딱히 변형될 것이 없기에 문제지를 자주 보고 로직이 떠오르는지 확인했습니다.
(3) 기출문제의 분석 Tip
실무 시험은 이른 오전부터 정신을 다잡고 풀이해야 하기에, 시험장에 간 당일 날 대처가 매우 중요합니다. 이런 유형이 나오면 '어떻게 대처하겠다'의 마음가짐을 리마인드하기에 기출문제 분석이 좋은 것 같습니다.
2012년도 23회 시험부터 2021년도 31회 시험까지, 최근 10개년 문제들을 프린트해서 시험 한 달 전부터 다시 복기했습니다. 문제를 다시 풀면서 시간관리는 잘 되는지, 자료의 배치는 어떤지, 문제에서 준 힌트를 놓친 건 없는지, 빠뜨린 개념은 없는지 점검했습니다.
예를 들면 27회를 처음 맞닥뜨렸을 때 2번이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에 1-3-4-2 순서로 풀어야 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운영하며 풀었는지를 점검하는 것입니다. 29회 1번은 표준지 선정시 지역요인에 대한 풍부한 서술이 필요한 문제였는데, 적어도 처음 풀 때보다 문제에 대한 이해도가 넓어졌는지를 체크했습니다. 31회 1번은 영업자산과 비영업자산 개념이 완벽히 파악되어야 영업권 도출이 가능한데, 이부분이 현장에서 즉시 파악되지 않으면 어떻게 대처해야 좋을지 등을 문제지에 적어놓았습니다. 이런 식으로 기출문제에 대한 대응방법을 연구하여 미래에 마주할 문제지에도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대비했습니다.
2. 이론
(1) 이론 과목의 특징
이론은 33회에서 겨우 면과락하는 점수를 받았습니다. 다만 이론 답안지 작성에 임하는 대응방식은 유효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묻는 말에 제대로 답한 비중'을 가지고 득점이 결정되는 것 같습니다.
먼저 제가 쓴 글을 채점위원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써야 득점 확률이 높아지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기본서의 문장과 굉장히 닮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기본서를 외운 후, 단시간 내 답안지에 현출해낼 수 있는지에 집중했습니다. 또한, 문제가 묻는 것에 충실하게 답변하여 출제자의 의도와 부합하는 문장을 써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제의 유형을 파악한 후, 문제에서 제시한 특별한 전제조건에 맞게, 묻는 바에 해당하는 목차를 빠르게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됩니다.
(2) 기본서 암기와 목차 구성 정형화의 중요성
공부 초반에 기본서 암기에 대한 강조는 많이 들었지만, 실제로 어떻게 기본서를 암기해야 하는지 막막했습니다. 이에 대한 저의 생각은 '책의 어느 부분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를 이미지로 그릴 수 있으면 된다'입니다. 일주일에 총론 기본서와 각론 기본서(지오 저) 2권을 1회독했습니다. 총론의 경우 처음엔 김아인평가사님 자료 위주로 외우면서 가볍게 읽고, 나중에는 키워드라 생각되는 단어들을 형광펜으로 표시했습니다. 형광펜 색깔과 목차 구성이 머릿속에 알아서 그려질 때쯤 거의 다 외워졌다고 느꼈습니다. 이부분은 이윤규변호사님의 '책정리법' 영상을 많이 참고했습니다. 각론의 경우, 실무기준해설서가 다소 외우기 어렵게 서술되어 있다고 생각하여 '의의/특징/평가방법/장단점/유의사항' 이런 식으로 타이핑한 자료를 외웠습니다.
목차 구성의 경우, 우선 유형을 나누고 유형마다 그에 맞는 목차 구성을 정해두었습니다. 예를 들어 'A와 B를 비교하여 설명하시오'라는 유형이 나오면, 무조건 공통점과 차이점으로 목차를 나누어 쓰기로 정했습니다. 'A에 대하여 B와의 관계/관련하여 서술하시오'는 B에 대해 먼저 세분화하여 설명한 후 앞에 쓴 내용에 A를 엮어 목차화하기로 정했습니다. 이 부분은 이동현평가사님의 특강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번 33회 이론 2번에서 투자결합법의 2가지 유형을 엘우드법과 비교하라는 문제가 나왔습니다. 이때도 알고 있는 공통점으로는 총론 측면에서 3방식 중 수익방식의 특징이나 장단점과 엮어서 쓰고, 차이점으로는 각론 측면에서 물리적/금융적 투자결합법만이 갖고 있는 특징들과 엘우드법의 구성요소들을 비교해서 역시 장단점 등에 대해 썼습니다. 내용은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수험생들도 그러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대처는 3, 4번을 쓸 때도 마찬가지였던터라 간신히 과락을 면한 것 같습니다.
3. 법규
(1) 법규 과목의 특징
법규는 득점 로직이 단순해서 비교적 노력한대로 나오는 정직한 과목입니다. 저는 안평가사님의 교재를 D급까지 골고루 외우는 데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설령 모르는 판례문제가 나오더라도 평소 외운 A,B급 부분을 충실히 쓰는 것으로 해결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충실히 쓰는 것이란, 문제에서 제시한 상황에 대해 일반적인 '문학판검'을 쓰되 '사안의 경우'에서 학설이나 판례의 키워드를 사안에 녹여서 강조하여 쓰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33회 2번에서 표조기와 표준지공시지가의 법적성질에 대한 넉넉한 배점을 보고, 법령보충적 행정규칙 논점에서 등장하는 판례 키워드 중 '위임법령'은 무엇인지, '상위법령'은 무엇인지에 대해 문제에서 준 법조문을 함께 언급했습니다. 표준지공시지가 또한 법적성질 서브를 쓴 뒤 주어진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많이 늘려 썼습니다.
(2) 교재 암기 및 법전 회독 Tip
안평가사님 교재는 상당히 압축적으로 작성되어 있어서, 때로는 교재에 실린 판례 전문들을 한번씩 찾아보는 것이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됩니다. 절대 판례 찾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며 단지 기억의 밀도를 올리기 위함입니다. 예를 들어 환매권 법적성질에서 '징발재산정리에 관한 특별조치법'이 등장하는데, 실제 판례를 찾아 읽어보고 외우면 이에 대해 '찾아본 기억이 남아있어' 암기가 조금은 수월해집니다. C, D급은 A, B급 대비해서 익숙하지 않지만, 마찬가지로 교재에 실린 작은 글씨를 읽어보고 판례도 찾아보면서 외우면 보다 용이한 것 같습니다.
법조문은 이론 교재 회독처럼 일주일에 행정소송법, 행정심판법, 행정기본법, 개별3법 등을 회독을 하려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양이 워낙 방대하고, 처음에는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아 시험 2~3개월 전부터만 꾸준히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론 기본서 회독처럼 법령이 적힌 pdf 화면을 형광펜으로 처리해서 머릿속에 이미지화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때 개별3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은 실무보상 문제의 판단근거인만큼 실무 문제와 페어링해서 되뇌어보기를 추천드립니다.
III. 결
기출문제를 풀다보면 매년 시험마다 특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때로는 특정 과목이 어렵고, 때로는 시간 내 못 풀 것 같고, 때로는 불의타가 너무 많습니다. 그러나 매년 바뀌는 시험 트렌드를 예측하여 대비하기보다는, 답안 작성의 틀을 갖추고(=목차의 정형화) 채점자가 이해해줄 내용으로만 방어하여(=기본서의 언어로 지배하기) 안정적으로 득점하시면 됩니다. 실무의 논점이 이론에, 이론과 법규의 논점이 실무에 다시 등장하므로 이 문제가 다른 과목으로 출제됐다면 어땠을까하는 상상도 많이 하며 공부했던 것 같습니다.
랜드잇 모의고사 외에 다른 학원의 스터디 문제들도 풀어보았지만, 결국 문제 양보다는 자신만의 답안지 작성 기준을 세우고 그것을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본인의 답안지 작성 기준이 득점에 도움이 되는 방향인지 끊임없이 고민해보시기 바랍니다. 합격에 도움을 주신 랜드잇의 세 평가사님들과, 1월부터 7월까지 매주 함께했던 세 명의 스터디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